D+15 - 낯선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박차고 나온 지 15일째입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첫날,

4월인데도 바람이 거세게 불고, 비가 오고, 날이 제법 추웠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낮부터 불던 바람이 저녁 무렵에는 다시 비로 이어졌습니다.


아직은 이 새로운 공간이 낯섭니다.

문득,

"내가 정말 있을 자리에 있는  걸까?" 하는 의심이 스치곤 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내 인생에 대한 미안함과,

무심하고 신뢰를 깨버린 남편에 대한 화가

불쑥불쑥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내 삶을 오롯이 살아내겠다고 다짐했던 마음이

잠깐씩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젠 그러지 말자, 다시 중심을 잡자 하며

다시 나를 다잡아 봅니다.


요즈음 마음이 심란하고 집중이 되지 않을 때

일본어 공부 앱을  켜서 따라 말해 봅니다.

짧은 문장을 따라 하다 보면

위축되었던 마음이 조금씩 리프레쉬 되는 걸 느낍니다.

📖 공부를 한다는 건

나를 다시 세우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조각보 잇기를 시작했습니다.

생각만 하면서 미뤄두었던 바느질을

이제야 조심스럽게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천 조각 하나하나를 이으며,

언젠가는 식탁보가 완성될 예정입니다.

지금은 조용히, 천천히, 그리고 단단하게 진행중입니다.


창가에 앉아 조용히 사색하는 단발머리 여성의 수채화풍 일러스트
창가에 앉아 사색하는 단발머리 여성

또 하나,

이번 여름이 가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버킷햇 뜨개질입니다.

제 것 하나,

친구에게 줄 것 하나는 이미 완성했어요.


이제 딸에게 줄 것,

여동생과 조카에게 줄 것까지

총 3개의 모자를 더 뜰 예정입니다.


☕무리하지 않고,

손가락이 아프지 않을 만큼만,

마음처럼 천천히, 조금씩 완성해 보려고 합니다.

이미 이사 전에 하나, 이사 후에 2 개를 뜨면서

손가락에 무리가 온 걸 느꼈거든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은 

어쩌면 이렇게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이 심란하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 자신에게 미안해질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작고 사소한 일들을

하나하나 해보며

다시 나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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