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마음을 다 알 수 없는 날, 아직도 진행형

 

무너지지 않아도, 울컥할 수 있다

오랜만에 그를 만났다.
감사 해임을 위한 서류 문제로 얼굴을 마주했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앉았는데,
문득 그의 머리가 흰머리로 뒤덮여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한 달 사이였다.
그 순간, 울컥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나올 뻔했다.

음식이 매워서 그렇다고 둘러댔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회사의 빚도 모자라 개인 빚이 3천만 원 쯤 된다고 했다.
차를 팔아서  버스를 타고 왔다고.
아침엔 라면을 끓여 먹고 나왔다고.

그 말들 하나하나에
내가 왜 이렇게 흔들리는 걸까.
지나온 세월이 떠올라서 일까,
아니면 내가 아직도 그에게 마음이 남아서 일까.
솔직히 말해,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안됐고,
한편으로는 화가 났고,
또 한편으로는 내 젊은 시절이 너무 아까워
가슴이 조용히 저려왔다.

그게 뭐라고.
돈이 뭐라고.

사람을 저렇게 만들고,
마음마저 이렇게 흔들리게 만들다니.

나는 오늘도
잘 살아내겠지만,
울컥하는 마음을 한 조각 갖고 돌아왔다.

그게 사람의 마음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인정하기로 했다.


수채화풍으로 그려진 단발머리 여성의 뒷모습. 창가에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으로, 고요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창가에 앉아 사색에 잠긴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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