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나에게

 

혼자 살아온 지 벌써 56일째.
두 달이 되어간다.

처음 집을 나올 땐
“이제야 나로 살게 되는 거야”라는
어렴풋한 해방감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걸까.

참았던 기억이 하나 둘 씩 떠오르고
그때의 내가 너무 안쓰럽고
또 너무 미워진다.

‘왜 나는 그때도 참고 있었을까.’
‘왜 그 말 한 마디를 못 했을까.’

자꾸만 되묻게 된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지쳐간다.

그런데,
그 누구에게도
“지친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그 한 마디를 꺼낼 곳조차 없다.

그래서 더 힘들다.
그래서 더 외롭다.

가끔은
모든 게 다 싫어지는 날이 있다.
사람도, 일도, 나 자신도.

그냥…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멍하니 있고 싶은 마음.

그게 도망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건
내가 너무 오래 버텨왔고,
이제 조금은 쉬고 싶다는
내 몸과 마음의 조용한 신호라는 걸.

그러니까 오늘은
내 안의 ‘지쳤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꺼내어 놓는다.

다 괜찮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강한 척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하루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디에도 가지 않아도 괜찮아.

지친 내 마음아,
오늘 만큼은 조금 쉬자.
괜찮아. 정말 괜찮아.


강가 벤치에 앉아 사색에 잠긴 중년 여성과 곁에서 조용히 함께하는 고양이의 수채화 그림. 평화로운 풍경과 잔잔한 강물이 마음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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