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너무 잘 알아서 , 더 아팠다
그 사람을 너무 잘 알아서, 더 아팠다
- 사랑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다 지나가지 않았다.
오늘 마음이 이상하게 무거웠다.
눈물은 참았지만, 속은 아팠다.
감사 해임을 위한 서류 문제로 다시 마주한 그 사람.
한 달 사이 흰머리가 눈에 띄게 많아졌고,
아침은 라면으로 때웠다고,
지금은 버스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듣는 순간,
무너져 내릴 듯한 마음이 올라왔다.
나는 지금 내 삶을 지켜내느라 애쓰는 중인데,
왜 그의 말에 이렇게 마음이 흔들렸을까.
생각해보니,
그 사람을 너무 잘 알아서
그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사실 어떤 가능성을 품은 사람이었는지도
알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은
제대로 사랑받고 자랐더라면
다른 인생을 살았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었다.
그게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그의 말로를 보는 게 슬픈 게 아니라,
그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을 알고 있어서, 더 속상했던 것 같다.
사랑은 끝났고,
이젠 같은 길을 걷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런 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건 그냥,
내 안에 남아 있는 한 조각 연민이었다.
오늘은 그 연민 앞에
조용히 눈을 감고 앉아 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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