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로 걷다] 이젠 나를 지키는 길 위에서
오전 시간을 다 보내면서 짧은 답장의 글을 써서 그에게 보냈다.
단호하지만 정중하게, 나를 지키기 위한 문장들로.
그걸 보내기까지 몇 번이나 손이 멈췄다.
말 한 줄이 내 삶의 경계를 정하는 칼날 같아서.
그런데,
“네. 그럴게요.”
그 사람의 답장은 고작 이 다섯 글자였다.
오랜 시간 참아온 나는, 오늘 처음으로 선을 그었고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듯 반응했다.
아니,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걸까?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걸까?
나는 과거에도 그 사람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다.
그가 변하지 않으면 내가 떠나겠다는, 각서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돌아왔다.
무너졌던 관계의 기억도, 나의 상처도,
그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게 나를 더 아프게 한다.
그리고 나는 지금 안다.
이런 감정 소모, 이런 시간의 소모는
더 이상 내 몫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나를 위해 단호해질 시간이다.
“나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는다. 나는 나를 지킨다.”
그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왜 모른 척하는지
이제는 해석하지 않는다.
그걸 알려고 하다가 내 하루가 무너졌으니까.
이젠 나를 알아주는 사람, 나를 위해 살아주는 내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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