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한 후에 남는 마음과 친구
1년에 네 번 만나는 소중한 모임이 있어요.
나를 포함해 다섯 명,
이 모임은 큰 아이가 고 3이던 해부터 시작됐죠.
그중 두 명은 나랑 동갑이고,
한 명은 두 살 많은 언니,
또 한 명은 다섯 살 위의 언니예요.
이번 모임에서 저는 그동안 제게 일어났던 일들을
처음으로 솔직하게 털어놓았어요.
(5살 위의 언니는 같은 동네여서 미리 말했지만)
나에게 큰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었죠.
다들 “잘했다”고 말해줬지만,
그중 한 사람은 나의 행동에 대해 아무 말이 없었어요.
모임이 끝날 무렵,
다들 바쁘다며 먼저 일어났고
동갑인 친구와 단둘이 남아 이야기를 이어갔어요.
그 친구는 내 마음을 위로해줬고,
“너는 잘 할거야”라고 말을 해 줬어요.
그렇게 모두 돌아간 뒤,
나는 문득 마음이 이끌리는 곳으로 향했어요.
예전에 힘들 때 어둠 속의 등불처럼
나에게 힘이 되어줬던 카페의 주인장 친구.
친구를 만나러 갔죠.
요즘 그 친구도 마음이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런데도 나를 위해 이것저것 챙겨 줬어요.
나는 그냥… 받기만 했어요.
시원한 토마토 주스 한 잔까지.
속이 시원해지는데, 마음 한 켠은 묵직했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에 대한 과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꺼낸다는 건,
나에겐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구나."
그런데 이상하죠?
말을 하고 나면 오히려
말하지 않았을 때보다
후회가 더 크게 밀려올 때가 있어요.
그 모임의 사람들은
나를 15년 넘게 알고 지낸 이들인데,
그동안 나는 내 이야기를 거의 한 적이 없어요.
늘 듣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내가 이야기를 꺼냈고,
누군가는 말없이 있었고,
누군가는 다정하게 들어주었고,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떠났어요.
그래서일까요.
괜히 마음이 서운해지기도 하고,
어딘가 허전한 이 기분.
이건 뭘까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이 기분이 어떤 건지 알게 될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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