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반 전화 통화 후 깨달은 것: 나는 내 시간을 훔치고 있었다

 여자들의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마치 실타래처럼 엮이고 이어져, 어느새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그날도 그랬다. 

계속해서 지나간 일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나는 그 이야기의 끝을 기다리며 수화기를 쥔 채 3시간 반을 앉아 있었다.

화장실도 가야 하는데, 물도 마시고 싶은데, 

그저 듣고, 대답하고, 말하고 있었다.


전화가 끝났을 때, 나는 화장실로 직행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또다시 나는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로 현재의 소중한 시간을 흘려 보냈구나.


회복될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

그런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도 아니고, 

진정한 위로를 받는 것도 아닌 그 시간들.

통화를 마친 후에 남는 건 원인 모를 찝찝함 뿐이었다.


34년의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집을 나온 지 벌써 몇 달이 흘렀다.

이제 내이름으로 사는 연습을 시작했다고 했는데, 

여전히 과거의 그림자에 발목을 잡히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세네카는 말했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다.

지나간 과거 삶에 대해 징징거리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내가 그려가고 싶은 미래를 위해 현재에 집중할 것인가.


일어날 만한 원인이 있었으니 일어난 것이라 받아들이자.

그 과거는 이미 내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되었고, 

그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시골길을 걷는 중년 여성과 삼색 고양이의 수채화


이제는 앞으로 나의 미래에서 일어나기를 원하는 일들에 대해 생각하고 움직일 시간이다.

복순이와 함께하는 평온한 아침, 

책갈피를 만들며 보내는 고요한 오후, 

글을 쓰며 마주하는 저녘들.


그래, 다시 나로 걷기로 하자.

과거의 무게를 벗고, 현재의 나를 사랑하며, 미래의 꿈을 향해.


늦었지만 확실한 이 걸음이, 진정한 자유를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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