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이라도 책은 읽는다 - 마음이 가면 몸도 갈 수 있다
노안이 왔을 때, 책 읽기에 적응하기
젊을 땐 생각조차 못했던 것들이
나이가 들면서
몸이 조금씩 변해가면서
하나 둘씩 그 변화들을 경험하게 된다.
가장 불편했던 건,
예전처럼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어느 날, 눈이 뿌옇게 느껴져서 안과에 갔다.
의사 선생님은 무심하게 말했다.
"노안이네요."
그 짧은 말 한마디에
나는 책과의 거리도 함께 멀어진 듯한 기분이었다.
내가 좋아하던 것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상실감과 이제는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에 우울감이 왔다.
🍀
예전엔 새벽까지도 책을 읽고는 했는데,
노안이 올 때 즈음엔 책장을 몇 장 넘기다 보면 눈이 따갑고 흐려져
슬며시 책을 덮게 됐다.
그렇게 한동안 책을 손에서 놓았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마음 한쪽이 허전해졌다.
그 허전함을 견디기 어려워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처음엔 눈이 반항을 하는 것 같았다.
"그만 좀 혹사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래도 조금씩 천천히 읽어 나갔다.
어느 날, 돋보기 안경을 낀 채로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는데(1시간 반쯤), 두통까지 왔다.
자주 가는 안경원에 들러 증상을 말하니, 돋보기 안경은 오래 끼고 책을 읽으면 안 된다고 했다.
눈에도 안 좋고, 정말로 심하면 두통도 온다고.
그래서 다초점 렌즈 안경을 맞췄다.
그리고
매일 한 두 쪽 씩 꾸준히 책을 읽었다.
눈을 쉬어 주면서.
🌸
그러다 어느 순간,
눈이 적응하는 느낌이 들었다.
책 읽기를 지속함에 따라
눈도 다시 책에 익숙해지는 듯했다.
그때의 반가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살면서 뭔가를 크게 깨우친 적이 몇 번 정도 있는데, 그 중의 한 번이었다.
🍁
노안을 핑계로 멈췄더라면,
나는 아마 지금도 책을 가까이 못 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로 나이가 들어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시도해보자.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포기하지 않도록 살자.
마음이 가면 몸도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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