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날 보낸 그의 카톡 문자는 나에 대한 공감은 전혀 없었다

🌿 오늘 아침의 마음일기
― 그는 또 울었지만, 나는 이제 울지 않는다 ―

오늘 아침, 그의 메시지를 읽었다.
사죄의 말, 후회의 말, 미안하다는 말이 가득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무 감정이 일지 않았다.
마음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결혼 초, 1박 2일로 여동생 집에 다녀온 날.
그는 울고 있었다.
자신의 주식투자 실패로 인한 빚 이야기를 했다.
남자가 그렇게 우는 걸 처음 본 나는 놀라서 다독였다.
“괜찮아, 함께 해결하자.”
그의 눈물은 그때 나에게 진심처럼 보였다.

그 당시, 아이들은 어렸다.
내 친구의 남편에게도 돈을 빌렸다는 사실도 알았다. 
남편은 '아내에게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다는 소리를 했다는 것을 친구로부터 들었다.
그래서 친구는 나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그때 친구로부터 배신감을 느꼈는데, 그 감정이 아직도 남아 있다.
대학교 친구였는데, 나와 더 오랜 기간을 알고 지냈는데, 어떻게 나에게 한마디 말을 안 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결책은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 가는 것.
그래서 살던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대출을 끼고 이사했다.
가정을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하지만 그 때 남편의 그 눈물 뒤에는 또 다른 주식, 또 다른 빚이 숨어 있었다.
그는 늘 같은 패턴으로 살았고,
나는 늘 같은 방식으로 믿었다.
그 믿음이 결국 나를 갉아먹었고,
이제는 겨자씨 한 알만큼의 신뢰조차 남지 않았다.
남아있던 마지막 믿음은 나와 상의 없이 시어머니를 모셔온 그 날 그 새벽에 완전히 사라졌다.

오늘 아침, 그의 사과문 같은 카톡 문자를 읽으며 생각했다.
‘이건 진심의 고백이 아니라, 혼자 버티기 힘든 사람의 구조 신호구나.’
그의 외로움을 내 연민으로 덮어주던 시절은 이제 끝이다.
나는 더 이상 그 눈물의 의미를 해석하지 않는다.


이제 나는 그가 울어도 울지 않는다.
아니, 울음이 안 나온다.
그의 후회는 그가 감당할 몫이고, 나의 과거일 뿐,
나의 현재가 아니다.
나는 내 감정의 주인이 되었고,
이 침묵은 도망이 아니라 선택이다.

“나는 이제 후회 대신 평온을 선택한다.”

그가 울어도, 나는 나의 하루를 산다.
내가 선택한 평온 속에서.


창가에 앉은 중년의 한국 여성이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조용히 차를 마신다. 그녀의 옆에는 삼색 코숏 고양이가 앉아 여성을 고요하게 바라본다. 수채화풍, 평온하고 단단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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