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차 - 할 말은 있었지만, 오디오 에세이 '천천히 나에게'
〈천천히, 나에게〉 5회차 – 할 말은 있었지만
이건 누군가에게 들려주기보다는,
오늘의 나에게 남기는 말입니다.
조용히, 여기까지 생각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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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할 말은 있었지만,
말하지 않기로 한 순간들에 대해
조용히 남겨봅니다.
말을 고르느라
입술이 몇 번이나 열렸다가
다시 닫혔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고,
하지 않으면 억울해질 것 같았고,
어쩌면 꼭 해야 할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꺼내는 순간
내 마음이 더 어지러워질 것 같았습니다.
설명해야 하고,
다시 정리해야 하고,
끝내 이해 받지 못할 가능성까지
모두 감당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말은
내 안에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흘려보냈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니었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지금의 내가
그 말을 짊어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알았을 뿐입니다.
어떤 말은
꺼내는 용기보다
남겨두는 용기가 더 필요합니다.
오늘의 나는
그 용기를 택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나 자신은 알고 있으니까,
그 말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왜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는지.
오늘은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천천히, 나에게〉는
하루를 정리하며 말로 남겨보는
아주 사적인 기록입니다.
오늘의 기록은
여기까지 남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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