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차 - 하루라는 시간, 오디오 에세이 '천천히 나에게'

〈천천히, 나에게〉 6회 차  

하루라는 시간


이건 누군가에게 들려주기보다는,
오늘의 나에게 남기는 말입니다.
조용히, 여기까지 생각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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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는 시간은
항상 같은 얼굴로 오지 않았습니다.

어떤 날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처럼 흘러가고,
어떤 날은
발목을 붙잡듯 오래 머물러 있었습니다.

아침과 밤 사이에
무엇을 했는지는
종종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하루는 끝났다는 사실만은
또렷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하루가 길다고 느껴진 날이 있었고,
짧다고 말해버린 날도 있었습니다.
그 말들이
정확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렇게 불러주고 나면
조금은 정리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루를
잘 보냈는지 묻는 질문은
가끔 너무 커서
대답하지 못한 채 지나갔습니다.
대신
그날의 공기나
몸 안에 가만히 남아 있던 것들만
어렴풋이 기억났습니다.

하루는
언제나 같은 길이로 놓여 있었지만,
그 위를 걷는 마음은
매번 달랐습니다.
빠르기도 했고,
멈춘 것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습니다.

끝나고 나서야
하루였다는 걸 알게 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지나간 뒤에야
이름이 붙는 날들.

오늘의 하루도
아직 어떤 말로 불릴지 모른 채
조용히 놓여 있습니다.
그 위에
말이 조금 남고,
침묵이 조금 남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와 있는 마음을
이 정도 말로 남겨둡니다.



〈천천히, 나에게〉
하루를 정리하며 말로 남겨보는
아주 사적인 기록입니다.

겨울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중년 한국 여성이 조용히 앉아 닫힌 노트와 따뜻한 차 옆에서 하루의 여운을 느끼는 수채화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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